이현상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이탈리아의 세계적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푸코의 진자』는 음모론에 관한 이야기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세 명의 지식인은 장난삼아 중세 성전기사단의 ‘비밀’이 존재한다는 가짜 시나리오를 만들어낸다. 왕의 탄압으로 해체된 기사단이 지구 에너지의 비밀을 쥐고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수백 년 동안 세계를 배후에서 움직여 왔다는 스토리다. 이들은 역사책과 고문서, 숫자와 기호를 그럴듯하게 엮어 거대한 음모론을 완성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지적 유희였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진짜로 믿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주인공들 자신도 스스로 만든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광신자들이 몰려들어 비밀을 내놓으라며 주인공들을 위협하고, 결국 살인으로까지 이어진다. 허구가 현실을 잠식해버린 것이다.
스타벅스, 고의라기보다 실책성
무감각 비판과 개선 요구 좋지만
과잉 해석은 소모적 갈등만 키워
소설 속 장면 하나. 주인공은 비밀의... open_in_new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