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운 도쿄총국장
4년 전, 영국 런던으로 연수를 갔다. 입국 이튿날 해가 뜨자마자 런던의 분위기를 만끽하러 나갔다. 런던을 대표하는 웨스트민스터 성당, 국회의사당을 거쳐 빅벤을 막 지났을 때였다. 눈에 커다랗게 걸리는 구조물이 있었다. ‘영국 본토 항공전 기념물(Battle of Britain Monument)’이었다. 출격 명령을 받고 전투기로 달려가는 조종사들과 지상 근무 요원들이 청동 부조로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초반 영국은 유럽 최강 독일 공군에 의해 쑥대밭이 됐다. 윈스턴 처칠은 지하 방공호에서 내각을 꾸려야 했을 정도다. 그래도 영국은 항복 대신 항전을 택했고, 체코·폴란드 등 나라를 잃은 파일럿들이 자원입대해 힘을 보탰다. 결국 히틀러는 영국 정복을 단념했고, 이는 전쟁의 흐름을 바꿨다.
런던 템스강변에 있는 ‘영국 본토 항공전 기념물’. 참가한 15개국 파일럿과 승무원의 이름이 새겨져있다.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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