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어느 날, 스무 살의 청년 정현채는 죽음을 결심했다.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모두가 선망한 학교에 들어갔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희망보다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당장 앞두고 있는 시험을 잘 치를 자신이 없어 불안했고, 이 감정을 절대 해결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두려웠다. 당장의 고통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그는 자살을 시도했다.
정현채(71) 서울대 소화기내과 명예교수가 고백한 과거 이야기다. 그는 서울대병원에서 40년 가까이 환자를 진료해온 소화기내과 권위자다. 수많은 의사를 길러냈고, 의료계 안팎에서 존경을 받았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오래도록 감춰온 어둡고 아픈 시간이 있었다.
중앙일보 〈뉴스 페어링〉과 만난 '죽음학 전도사' 정현채 서울대 소화기내과 명예교수. 우상조 기자
스무 살의 결심은 왼쪽 팔목에 지렁이 같은 붉은 흉터를 남겼다. 그러나 자살 충동은 의사가 된 40대 후반까지 이어졌다. 전공의 시절에는 자... open_in_new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