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영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4대 시중은행의 2025년 합산 당기순이익이 14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높은 수익은 원칙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그렇지만 한국 상황에서 은행의 고수익은 그 성격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은행은 규제산업이자 보호산업이다. 정부 인가를 얻어야만 영업이 가능하며 건전성·자본비율·업무행위 등 전방위적 규제를 받는다. 은행들의 총이익 가운데 90% 정도가 예대마진에서 발생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온실’ 속에서 비교적 수월하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거두는 구조다. 혁신을 통한 글로벌 경쟁우위 확보, 시장 개척을 위한 눈물겨운 투혼의 결과로 보기 어렵다. 이 점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전자 등의 수익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고수익에 기댄 은행 최고경영자의 거액 보수나 임직원의 성과급 잔치는 종종 손가락질 대상이 된다. 주주의 의사에 반하는 전형적인 ‘대리인 문제’이기도 하다. 금융당국... open_in_new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