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은퇴자가 시련을 겪습니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친구들은 하나둘 떠나가는데, 가정이나 사회에서 존경받지 못 한다는 억하심정도 생기죠. 은퇴를 해도 삶이 계속되는 것은 비극일까요, 희극일까요.
1934년생, 아흔둘의 이시형(정신과 전문의) 박사는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다”며 “당신이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귀하다”고 강조합니다. 이 박사는 은퇴 나이가 훌쩍 지났음에도, 여전히 새로운 연구 자료를 찾고 공부합니다.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꼭 참석하죠. 할 일이 있다는 걸 감사해 하고, 남은 시간을 소중히 보내려고 합니다.
1943년생, 여든셋의 윤방부(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사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나에게 은퇴하라는 것은 죽으라는 말과 같다”는 한 인류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생물학적 나이는 어쩔 수 없지만, 사회적 나이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뉴스페어링에 출연한 이시형 박사(왼쪽)와 윤방부 박사. 이 박사는 ‘화병’을... open_in_new [중앙일보]